[기고] 빨강과 파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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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근 전 부산시교육청 교육국장

열정, 사랑, 용기의 키워드를 가졌다는 빨강. 빨강은 강렬하고 활기찬 느낌을 주며 사랑의 색으로 힘과 용기를 나타내는 색이라고 한다.

빨강이 강렬하고 활기찬 느낌을 주는 사랑의 색이라고 한다면 파랑은 평온하고 안정된 느낌을 주며 신뢰와 안정성을 나타내는 색으로 평화, 신뢰, 진실이 키워드라고 한다. 이처럼 색은 문화, 심리, 환경 등에서 다양한 맥락으로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진다. 한 미술작가는 빨강과 파랑의 두 가지 색상만으로 도시의 풍경을 어우러지게 아름답게 그려내기도 한다.

지난 10일 치른 총선 시기에는 겉옷은 물론 심지어 넥타이 색상까지 빨강과 파랑을 입기 거북할 정도로 예민해진 기간이기도 하였다.

프로 축구팀의 유니폼 색상은 팀의 역사와 문화, 서포트 등을 상징한다고 하는데, 어느 프로 축구팀은 개막경기에서 특정 색상의 유니폼을 입고 나와 정치 논란에 휩싸이자 홈경기에서 파랑과 빨강 유니폼 두 가지를 번갈아 착용한다고 선언했다고 한다.

총선의 결과 동쪽은 빨강, 서쪽은 파랑으로 동여서야로 갈렸다. 언제부터인가 파랑은 좌, 빨강은 우로 나누어져 인식되고 생각이 다르면 증오와 혐오를 나타내는 것으로 악순환되고 있는 것이 심히 우려스럽다.

빨강과 파랑의 색상이 섞이면 마음의 평정, 지혜와 사랑이라는 상징을 가진 보라색이 된다고 한다. 빨강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심리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행동하며, 에너지도 넘치고 활동적이며 주변 환경에도 쉽게 적응한다고 한다. 파랑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대체로 관찰력과 집중력이 높고 책임감이 강하다고 한다.

총선 기간 대한민국의 아이들이 행복하고 꿈을 펼칠 수 있는 많은 교육 공약이 쏟아져 나왔다. 두 가지 색상이 가지는 의미만큼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에너지 넘치고 책임감 있게 약속을 지켜주길 기대하며 때로는 섞여 지혜롭게 그리고 사랑으로 아이들의 미래를 밝혀주길 바란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토론할 때 규칙 중 한 가지로 상대방을 존중하고 경청하는 자세를 가졌는지를 평가한다. 하물며 어른들이 상호 존중하지 않고 증오와 혐오의 정치로만 간다면 어떻게 아이들에게 협업을 얘기하고 존중을 얘기하며 인성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필자가 고등학교 재직 중에 학교 식당을 유심히 관찰해 보니 대부분 시간에 쫓기는지 단순히 밥을 먹기 위한 공간으로만 보였다. 식탁도 8인석, 6인석으로만 구성되어 있어 그야말로 식사를 위한 집단 급식소라 여겨졌다. 그래서 학교 식당을 공간혁신하면서 버스킹을 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었다. 무엇보다 대부분 4인용 식탁으로 설치하여 식사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소통의 시간도 가질 수 있도록 하니 친구들과의 대화 등으로 인해 식사 시간도 길어졌다. 때론 선생님까지 합석하여 식사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학생간 그리고 사제간 소통의 공간도 된 것이다. 또한 둘만의 대화를 위한 커플식탁, 혼자만의 시간을 위한 창가의 긴 식탁까지 다양하게 구성하여 아이들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소통의 공간으로 변모하고자 노력하였다.

이처럼 빨강과 파랑도 다양한 공간에서 상호 존중하며 소통하여 국민을 위해 섞이기도 하고 자신의 색상을 뽐내기도 하는 밝은 미래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 나아가 오늘도 미래를 걱정하는 많은 아이들의 무거운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길 간절하게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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