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 다치려면 기초 교육 필수…파크골프 협회 먼저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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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다치려면 기초 교육 필수…파크골프 협회 먼저 찾아보세요

    지난 2일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과 강서구 대저생태공원. 작은 배낭을 메고 두 손에는 음료수와 음식이 든 가방을 든 사람들이 줄지어 파크골프장으로 향한다. 경기장은 운동을 즐기는 사람과 대기 중인 사람으로 만원이다. 대저생태공원에서는 강서구파크골프협회(회장 이성두) 주최로 파크골프 교육이 진행 중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폭발하는 파크골프의 인기를 한눈에 보여주는 장면이다. 많은 사람이 파크골프를 즐기고, 더 많은 사람이 입문 기회를 엿본다.■파크골프 입문 방법파크골프에 입문하는 길은 두 갈래다. 먼저 시작한 지인의 도움을 받는 방법과 부산파크골프협회(회장 김성호)의 가르침을 받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입문하는 사람은 지인에게서 배우거나 개인교습소, 실내스크린장에서 교육비를 내고 배우면 된다. 협회를 통해 입문하려면 부산파크골프협회 산하 각 구군파크골프협회에 전화해서 회원으로 등록해야 한다. 가입비 3만 6000원과 연회비 3만 원을 내면 회원 자격을 얻을 수 있다.부산파크골프협회와 구군파크골프협회는 신규 회원을 위해 매년 수차례 교육을 실시한다. 구군파크골프협회는 각각 연 2~3차례 교육을 한다. 부산파크골프협회는 10일 개강식을 시작으로 올해 교육을 시작한다. 교육을 받은 회원은 협회가 주최, 주관하는 행사에 우선 참석할 권리를 얻는다. 교육을 받은 뒤에는 집 근처 파크골프장에 가서 공을 치면 된다. 파크골프장 이용 방법은 ‘순서대로’다. 먼저 간 사람이 먼저 치는 방식이다.개인적으로 입문하든 협회를 통해 입문하든 파크골프를 시작하기 전에 교육을 받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가장 큰 이유는 사고 예방이다. 이성두 회장은 “파크골프는 밀집된 지역에서 진행되는 운동이다. 공이 단단해서 뜻하지 않은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실제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파크골프를 하기 전에 교육을 반드시 받아야 사고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장비 구입 요령파크골프 장비는 일반 골프에 비해 단출하다. 골프채와 공, 파우치만 있으면 된다. 가격은 회사, 품질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사정에 맞춰 구입하면 된다. 장비를 판매하는 매장에 실내 연습장이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매장 관계자로부터 기초교육을 받아도 된다.골프채 가격은 25만~300만 원이다. 처음에는 파크골프가 시작된 일본에서 만든 채가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최근에는 국산 채 인기가 높다. 동호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채 가격은 70만~80만 원 정도라고 한다. 상위권 선수일수록 비싼 채를 사용한다.기본적으로 골프채 하나만 있으면 파크골프를 즐길 수 있다. 골프채 수명은 꽤 길기 때문에 하나만 갖고도 평생 칠 수 있다. 그래서 대부분 동호인은 채를 1~2개만 산다. 잘 치는 동호인은 3개 정도 갖고 다닌다. 손잡이인 샤프트가 부러지면 교체할 수 있다. 장비를 구입한 업체에 맡기면 수리를 받을 수 있다.파크골프 장비 판매업체인 우진스포츠(사상구 삼락동 낙동대로) 정병욱 이사는 “가격이 싼 채는 샤프트가 딱딱한 편이다. 어깨나 팔꿈치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채를 잘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공은 반드시 2개 이상을 사야 한다. 경기를 할 때 규칙상 공을 반드시 2개 가져가야 하기 때문이다. 공 가격은 개당 2만 5000~3만 5000원이다. 공 수명은 6개월에서 1년 정도다. 또 경기 중에는 공, 휴대폰을 보관하는 파우치를 꼭 착용해야 한다. 파우치 가격은 3만~4만 5000원 정도다.이 밖에 골프채 가방도 필요하다. 싱글가방, 더블가방이 있는데 가격은 4만 5000원 정도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들고다닐 수 있는 간편가방도 있는데 1만 5000원 수준이다. 신발은 일반 운동화를 신어도 되지만 파크골프 전문 운동화의 경우 10만 원 안팎이면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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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난 소년들과 불안한 소녀들…청소년 섭식장애도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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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난 소년들과 불안한 소녀들…청소년 섭식장애도 '껑충'

    5월은 푸르지만 어떤 아이들은 마음이 아프다. 국내 소아와 청소년 100명 중 16명은 정신장애를 경험한 적이 있고, 이 중 7명은 현재 정신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의 치료나 상담을 받은 경우는 드물었다. 정부가 실시한 첫 전국 조사 결과다.■남성 청소년 12%는 현재 증상보건복지부는 지난 3일 서울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전국 6~17세 소아·청소년 6275명(6~11세 2893명·12~17세 33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 발표회를 개최했다.이번 조사는 국립정신건강센터 주관 하에 서울대학교와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2022년 9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전국 표본 가구를 방문해 소아·청소년 또는 부모를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장애 진단에는 30개국에서 사용되는 온라인 기반의 국제적 도구를 사용했다.정부의 정신건강 실태조사는 성인 대상으로는 2001년부터 5년마다 실시됐지만, 소아·청소년 대상의 전국 단위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조사 결과 소아·청소년의 정신장애 평생 유병률은 16.1%(소아 14.3%·청소년 18.0%)였다. 평생 유병률은 현재와 과거 중 어느 한 시점이라도 정신장애 진단 기준을 충족한 경우다. 조사 시점에 증상을 보인 현재 유병률은 7.1%로, 청소년(9.5%)이 소아(4.7%)보다 배 이상 높았고, 청소년 중에는 남학생(11.6%)이 여학생(7.2%)보다 높았다.장애 유형별로 현재 유병률은 적대적 반항장애(2.7%), 틱장애(2.4%), 섭식장애(1.1%) 순으로 나타났다. 평생 유병률은 특정공포증(5.8%), 적대적 반항장애(4.1%), 분리불안장애(3.8%), 틱장애(2.4%), 섭식장애(1.7%) 순으로 높았다.주요 유형을 보면 적대적 반항장애는 청소년의 유병률(현재 3.7%·평생 5.7%)이 소아(1.7%·2.4%)보다 배 이상 높았다. 또 청소년의 경우 남학생의 평생 유병률(6.9%)이 여학생(4.5%)보다 눈에 띄게 높았다. 적대적 반항장애는 분노·과민한 기분, 논쟁적·반항적 행동 또는 보복적 특성이 빈번하고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6개월간 증상이 4개 이상 나타나는지 등을 측정한다.특정공포증의 평생 유병률은 소아(7.0%)가 청소년(4.6%)보다 1.5배 높았고, 청소년에서는 여학생(6.0%)이 남학생(3.2%)보다 1.9배 높게 나타났다. 불안장애에 속하는 특정공포증은 특정한 상황이나 대상에 한해 극심한 공포와 불안을 경험할 때 진단한다.섭식장애는 청소년 유병률(현재 1.6%·평생 2.3%)이 소아(0.5%·1.0%)보다 월등히 높았고, 청소년 중 여성(현재 2.0%·평생 3.0%)이 남성(1.1%·1.8%)보다 두드러졌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서울대 김붕년 교수는 이에 대해 2010년대 일부 권역에서 실시한 소아청소년 대상 조사 결과 섭식장애 평생 유병률이 0.5%도 채 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전문 서비스 이용률 높여야정신장애가 의료·상담 등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으로 이어진 비율은 미미했다. 정신장애를 경험한 소아·청소년 중 지난 1년간 관련 서비스를 이용한 비율은 4.3%, 평생 한 번이라도 이용한 비율도 6.6%에 그쳤다.이밖에 평생 한 번이라도 자살을 고려한 적이 있는 소아의 비율은 0.3%, 청소년은 4.2%였다.김붕년 교수는 "정신건강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이유로 '향후 보험 가입, 입시, 취업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 같아서'라는 답변이 비중 있게 나와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사회적 제도 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조사 항목에 게임중독, 학교폭력 경험 등 도구와 부모와 소아·청소년의 다양한 위험 요인도 포함한 만큼 추후 주기적 조사와 더불어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한편 이날 발표회에서는 지난해 청소년쉼터, 소년원 등 기관의 12~17세 1561명을 대상으로 별도로 진행한 '학교 밖 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도 공개됐다. 조사 결과 학교 밖 청소년의 정신장애 현재 유병률은 40.5%, 평생 유병률은 53.3%에 달했다. 특히 정신장애를 겪고 있는 응답자 중 71.3%는 자살 사고, 53.9%는 자살행동을 해봤다고 답해 정신장애가 자살과 자해의 위험 요인인 것으로 조사됐다.도움이 필요한 소아·청소년은 자살예방상담전화(109), 청소년상담전화(1388), 카카오톡 채널 '다들어줄개'로 상담할 수 있다. 전국 정신건강복지센터(1577-0199)와 위(Wee) 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는 오프라인 상담도 가능하다. 보건복지부는 9월부터 카카오톡 채널을 이용해 '모바일 마음건강 자가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살예방 SNS 상담도 개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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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낮보다 뜨거운 밤, <br />전포에서 발견한 나만 알고 싶은 <br />백골뱅이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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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보다 뜨거운 밤,
    전포에서 발견한 나만 알고 싶은
    백골뱅이 맛집

    오랜 기간 코로나19 팬데믹을 견디며 술자리 문화도 변했다. "부어라 마셔라", "술이 들어간다 쭉~쭉~쭉~쭉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 할 거야"라는 응원가를 외치며 음주를 권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좋아하는 술을 적당히 마시는 것이 요즘의 분위기다. 그렇다 보니 술 한 잔도 맛있게 먹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술을 맛있게 먹으려면 술도 술이지만 곁들일 안주의 퀄리티가 가장 중요하다. 고단백 저지방 식품인 골뱅이는 쫄깃한 식감과 담백한 맛으로 오래전부터 술꾼들이 사랑해 온 안주다. 전 세계 생산량의 9할을 우리가 소비한다고 하니 말 다 했다.우리가 흔히 통조림으로 접하는 골뱅이는 큰구슬우렁이다. 서해와 남해안에 주로 서식하지만 수요를 맞추지 못해 영국, 아일랜드, 캐나다, 칠레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그러나 통조림 특유의 맛이 있어 골뱅이를 꺼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부산 부산진구 전포동에 위치한 '다섯시반'(대표 우성훈·차민부)은 백골뱅이로 만든 안주를 내놓는 요리 주점이다. 이곳은 경북 울진에서 이틀에 한 번 경매에 참여해 직접 물건을 떼온다. 물건이 없다면 강원도 태백에서 공수한다. 물건이 신선하니 골뱅이가 부담스러운 사람도, 입문하고 싶은 사람도 여기만 한 곳이 없다. 골뱅이는 동해가 주 생산지로 그중에서도 울진이 최상급이라고 한다. 차민부 대표는 "좋은 골뱅이를 판단하는 방법은 내장"이라며 "삶았을 때 내장이 살에 붙어 나오면 신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곳은 경북 울진과 강원도 태백에서 공수한 자연산 백골뱅이로 만든 탕과 숙회, 무침이 시그니처 메뉴다. 백골뱅이탕은 전골냄비에 맑은 국물과 어묵, 무, 고추, 미나리 등 각종 야채를 넣어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백골뱅이는 주방에서 삶은 후 냄비에 담겨 나오기 때문에 바로 먹을 수 있다. 먹는 방법도 간단하다. 포크로 백골뱅이를 찍어 눌러 껍질 모양을 따라 나선형으로 돌돌돌돌 돌리면 된다. 마침내 뽀얀 자태를 드러낸 백골뱅이. 성인 여자 주먹 크기에 입이 떡 벌어진다. 백골뱅이를 초장에 찍어 입에 넣자 쫄깃하면서도 야들야들한 식감에 맛있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한참을 먹었을까. 국물만 남았다. 이대로는 아쉬워 칼국수 사리를 추가했다. 백골뱅이를 우려낸 시원한 국물과 탱글탱글한 면의 조합은 배가 불러도 참을 수 없는 맛이다.벡골뱅이 본연의 맛을 즐기고 싶다면 숙회를 추천한다. 둥그런 접시를 따라 플레이팅 된 백골뱅이와 초록색 미나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숙회는 주방에서 미리 손질해서 주니 껍질 까기가 귀찮은 사람들을 위한 메뉴다. 잘 삶긴 백골뱅이를 마늘·참기름 소스에 찍어 먹으면 탕에서 먹었던 백골뱅이와는 또 다른 맛이다. 내장을 먹기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조미김도 함께 제공한다. 내장을 조미김에 올려 미나리와 함께 초장에 찍어 먹으면 고소하니 별미다.백골뱅이뿐만 아니라 다른 메뉴도 먹음직스럽다. 그중에서도 육회와 새우부추전이 인기다. 육회는 잘게 깍둑 썬 배를 깐 다음 육회를 올리고 쪽파와 계란 노른자로 장식했다. 동그란 모양이 케이크를 연상케한다. 3월이 생일은 아니지만 재미 삼아 후~ 불어보기도 한다. 육회는 국내산 홍두깨살을 사용해 부드럽고 경북 청도식 양념으로 무쳐내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달짝지근해 호불호가 없다. 또 다른 메뉴인 새우부추전은 작은 크기로 부쳐내 먹기가 좋다. 부추천을 한입 베어 물자 오동통한 새우가 입안에서 팡 터진다.사이드 메뉴도 눈여겨 보자. 그중 된장 술밥은 다섯시반을 방문했다면 꼭 먹어야 할 메뉴다. 차 대표는 "백골뱅이와 된장 술밥을 함께 시키는 분들이 많다"며 "사이드 메뉴에 있지만 술이 술술 들어가는 저희 가게의 히든 메뉴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뚝배기에 밥을 담아 차돌박이 된장과 함께 끓여낸 메뉴로, 매콤 칼칼해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모름지기 탄수화물이 들어가줘야 잘 먹었다~는 느낌이 든다.맛있는 안주에 술을 빼놓을 순 없다. 맥주, 소주도 잘 어울리지만 가볍게 한 잔만 걸치고 싶다면 역시 하이볼이다. 아이엠더문, 막시모, 혼 하이볼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음료수 같은 느낌을 원한다면 자몽을 베이스로 한 아이엠더문, 좀 더 진한 맛을 즐기고 싶다면 막시모나 혼을 추천한다.전포에 위치한 다섯시반은 오래된 건물의 형태를 그대로 살려 힙하게 공간을 조성했다. MZ부터 나이 있는 어른들까지 찾기 좋다. '노을이 지는 시간 다섯시 반'이라는 콘셉트를 구축해 벽면에는 다섯시 반을 의미하는 시계 그림을, 정면으로 보이는 외벽에는 노을이 지는 간판을 달았다. 심지어 오픈 시간도 다섯시 반이다. 다섯시 반에 진심인 이곳, 내부도 달 모양 조명으로 꾸몄다. 매장에는 바 테이블, 작은 테이블 여럿과 큰 테이블이 있어 혼술족도 소규모 모임도 가능하다. 특히 루프탑은 최대 40명까지 수용할 수 있어 야유회나 단체 모임으로도 좋다. 양도 푸짐해 2차보다는 1차로 방문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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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놀라운 건축물에 눈이 번쩍,  입장료 5만 원에 입이 떠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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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라운 건축물에 눈이 번쩍, 입장료 5만 원에 입이 떠억

    대구 군위군은 ‘리틀 포레스트’라는 영화의 촬영 장소로 유명한 곳이다. 또 네티즌에게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알려진 화본역이 있는 고장이기도 하다. 이곳에 3년 전 아주 이색적인 수목원 겸 산지공원이 문을 열었다. 세계적 건축가, 조경가 여럿이 참여해 만든 놀라운 공간이다. 올해 초 큰 인기를 얻은 드라마 ‘눈물의 여왕’ 촬영지로도 유명한 ‘사유원’이 바로 그곳이다.평일인데도 사유원 주차장은 만원이어서 맞은편 도로변에 ‘불법주차’할 수밖에 없었다. 사유원 앞은 창평 저수지인데 산과 숲으로 둘러싸인 편안한 느낌이 일품이다. 벤치에 앉아 ‘멍때리기’ 하거나 가볍게 산책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사유원을 찾아가면 두 가지 때문에 놀란다는데, 모두 사실이었다. 먼저 깊은 산속에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자리 잡은 환상적인 건축물 때문에 두 눈이 번쩍 뜨인다. 또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보다 배나 비싼 1인당 5만 원의 입장료 탓에 입이 떠억 벌어진다. ‘엄청난’ 입장료를 낼 가치가 있다는 사람도 있고, 너무하다는 사람도 있으니 판단은 관람해본 각자의 몫이다.사유원 곳곳을 다 돌아보려면 오르막길, 내리막길을 두루 오가면서 꽤 짧지 않은 거리를 걸어야 한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염두에 둬야 한다. 매표소 직원의 안내에 따라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가는 ‘꼬부랑길’을 택했다.등에서 적당히 땀이 흐르게 만드는 오르막길을 걸어 올라가면 먼저 이탈리아 ‘피사의 사탑’을 연상케 하는 기울어진 ‘소대’가 나타난다. 포르투갈의 유명 건축가 알바로 시자가 만든 전망대다. 포르투갈어로 ‘작은 탑’이라는 뜻인 ‘미라도로’라는 이름을 가진 소대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층마다 변화무쌍한 풍경이다. 때로는 구조물 및 빛과 어울려, 때로는 전망 그 자체로 눈부시게 화려한 풍경을 연출한다.소대에서 산 쪽을 바라보면 연한 회색 콘크리트 ‘덩어리’가 나타난다. 역시 알바로 시자가 건축한 ‘소요헌’이다. 시자는 피카소의 대작 ‘임신한 여인’과 ‘게르니카’를 전시할 스페인 마드리드 오에스테스 공원의 가상 프로젝트를 사유원에 창조했는데 그것이 소요헌이라고 한다.소요헌은 회색 콘크리트와 하얀 빛 그리고 일부 예술작품과 푸른 정원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공간이다. 이곳은 어디에서 보더라도 판타지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맞은편 공간에서 걸어오는 사람이 액자 속의 그림처럼 보이게 만드는 특이한 구성은 정말 인상적이다. 긴 콘크리트 벽은 ‘게르니카’를 걸기에 최적지라는 생각도 든다.소요헌 뒤편 ‘초하루길’을 따라 올라가면 ‘산속에 이런 공간이 있나’라고 놀랄 만한 정원이 나타난다. 수백 년 된 모과나무 108그루와 붉게 녹슨 철근 구조물이 가족처럼 다정한 모습으로 어우러진 ‘풍설기천년’이다. 조경가 정영선, 박승진 씨가 설계한 이곳은 ‘천국에 정원이 있다면 이런 곳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시원하고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한다.풍설기천년을 지나 숲길을 걷다 보면 건축가 승효상 씨가 설계한 ‘명정’이 등장한다. 벽이 사방을 에워싸는 바람에 파란 하늘과 정원 가운데를 가득 메운 연못만 보이게 만든 공간인데, 스페인 그라나다 알람브라 궁전의 아라야네스 정원을 연상케 하는 공간이다. 위아래로 오르내리고 좁은 복도를 지나다녀야 하는 게 미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사유원에는 이 밖에도 붉은 철판 건축물인 승효상 씨의 ‘와사’와 ‘사담’ 그리고 이곳에서 처음 지어진 작은 집인 ‘현암’, 알바로 시자가 만든 작은 예배당인 ‘내심낙원’ 등 독특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이 곳곳에 숨어 있다. 공원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에 다리는 약간 풀린 느낌이지만 눈과 가슴에는 한동안 지울 수 없는 훌륭한 건축물의 흔적이 깊이 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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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관 중인 미술관 로비에서 <br />'다시 만나기' 마지막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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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관 중인 미술관 로비에서
    '다시 만나기' 마지막 콘서트

    미술관에서 음악과 미술이 융합되는 실험을 시도했다. 같은 영상 작품을 보고 난 뒤 네 명의 작곡가는 각각 곡을 썼고, 이것을 미술관에서 초연한 것이다. 처음은 아니지만,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장면도 아니다. 1998년 개관 이후 25년 만인 올해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에 들어가는 부산시립미술관(BMA)이 마지막 스테이지로 현대 미술과 현대 음악을 느끼고 감상하는 ‘로비 콘서트’를 선택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달랐다.지난 7일 오후 5시 BMA 본관 2층 ‘2024 로비 콘서트-공간, 깊이 나누기’ 현장. 비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BMA후원회 (사)비마엔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박종호 센텀종합병원 이사장, 부산메세나협회 화승코퍼레이션 현지호 부회장, 시민 관람객 등 100여 명이 모였다. 예정에 없던 박형준 부산시장도 자리해 무게감을 더했다. 이들은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아쟁이 따로 또 같이 연주하는 현대 창작곡을 들으며 시립미술관의 마지막 모습을 간직하게 됐다.창작곡 연주는 화음챔버오케스트라 멤버들이 맡았다. 이날 음악회 모티브는 부산시립미술관 소장품인 전준호(55) 작가의 2007년 디지털 애니메이션 ‘하이퍼리얼리즘(형제의 상)’ 단채널 비디오 설치 작품(53초)이었다. ‘하이퍼리얼리즘’은 용산 전쟁기념관에 있는 ‘형제의 상’을 모티브로 제작했다. 이 조형물은 한국전쟁 시기 남한의 국군 장교로 참전한 형과 조선인민군 병사로 참전한 동생이 한 전투에서 재회하는 순간을 소재로 삼았다. 전 작가는 특히 오랜만에 만난 형제가 서로 감격의 재회를 누리지 못하고, 홀로 허공을 안은 채 왈츠를 추는 모습으로 표현했는데, 분단국으로 우리가 마주한 현실과 화해의 소망을 동시에 드러낸다. 슬프면서도 아이러니했다.이 작품을 재해석한 창작곡을 써낸 네 명의 쟁쟁한 작곡가는 장석진, 배동진, 한대섭, 안성민이다. 안성민은 비올라와 첼로를 사용해 ‘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를 선보였고, 한대섭은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워크(Walk)’, 배동진은 바이올린과 비올라에 이어 클라리넷까지 넣은 ‘백 앤 포스(bank and forth)’, 장석진은 아쟁, 첼로, 콘트라베이스를 위한 ‘솔저 인 화이트 그라운드(Soldiers in White-Ground)’를 각각 작곡했다. 연주 시간도 4~5분짜리가 있는가 하면 11~13분에 이르는 곡도 있었다.작곡가들은 ‘두 형제’가 가진 내적 아픔에 주목하면서도 각기 다른 악기와 음계로, 작품을 표현했다. 상징과 은유, 풍자로 드러난 현대 미술에 비해 현대 음악은 좀 더 비극적인 느낌으로 발현됐다. 특히 장석진 곡이 연주될 때는 전 작가 영상이 함께 화면에 송출됐는데 낮은 음색의 첼로와 아쟁, 콘트라베이스가 오열하는 듯 묵직하게 빚어낸 음악에 숙연한 마음이 되었다. 다른 한편으론, 현대 음악이 가진 특징이자 단점 중 하나인 난해함이 먼저 감상한 미술 작품으로 인해 정서적으로 더 가깝게 느껴진 면도 없지 않았다. 현대 미술과 현대 음악의 만남이 여러모로 재미난 실험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서진석 부산시립미술관장은 하고많은 소장품 중에서도 전 작가를, 전 작가 작품 중에서도 ‘하이퍼리얼리즘’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전 작가야말로 국립현대미술관 ‘오늘의 작가상’을 비롯해 세계 3대 비엔날레에 모두 초청되는 등 ‘미술계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부산이 낳은 세계적인 작가란 점에서 더욱 자랑하고 싶었고, ‘하이퍼리얼리즘’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열린 해석과 변주가 가능한 작품이어서 미술과 음악의 융복합을 시도하기에 최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음악회에 참석한 전 작가는 “부족한 작업에도 훌륭한 연주자와 작곡가를 연계한 행사를 시립미술관과 후원회에서 마련해주셔서 감개무량하고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전시 공간 미술관이 시간의 예술 음악을 만나, 더욱 웅숭깊어졌다. 약 1년 반 뒤에 모습을 드러낼 미래형 융복합 미술관에 대한 기대감도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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